테슬라 쇼크 책후기. 테슬라 투자에 필수 도서입니다. 전기차 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거나 테슬라 주식투자를 시작하려는 분 혹은 이미 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보시기를 권장드립니다. 초판이 발행된 지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책에서 언급된 테슬라에 대한 통찰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1. 테슬라(Tesla)는 다른 자동차 기업과 무엇이 다른가
테슬라를 이해하려면 100년 이상 축적돼온 기존 자동차 회사의 접근 방식과 완전하게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레거시 자동차 제조사는 차를 더 저렴하게 만들어 대량 생산하고, 대량으로 판매하되 비싼 값에 팔아 영업이익을 높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반면 테슬라는 자동차를 서비스의 수단으로 바라봅니다. 물론 테슬라도 배터리와 모터 그리고 고성능 센서, 통합제어 ECU(Electronic Control Unit)등이 탑재되어 제조원가가 높기 때문에 이를 줄이는 것은 현재까지도 큰 숙제입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어디까지나 전기차를 최대한 많이 보급하여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사업하기 위함이지 차량 자체의 판매 마진을 늘리기 위한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아닙니다. 저자가 책을 집필할 당시와 비교하면 차량 가격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배터리 가격은 최근들어 현저하게 저렴해졌습니다. 자체 개발 중인 배터리 또한 곧 대량 생산이 기정 사실화 되어있습니다. 전기차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업이 차량의 원가까지 낮춘다면 정말 당해낼 자가 없을 것 같습니다.
2. 업계 최강자 도요타를 이길 방법
도요타는 생산량뿐만 아니라 원가 경쟁력과 이익 창출 능력이 세계 최고입니다. 그래서 아주 오랜 기간 자동차 기업 시가 총액 글로벌 1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 설계와 부품 구매 단계부터 단가를 1원이라도 낮춰 제품 경쟁력을 최고로 높이는데 업계 선두인 회사를 테슬라가 똑같이 경쟁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과제를 완전히 새롭게 설정하여 도요타가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구축해야 합니다. 즉, 과제 해결의 시대는 끝났고 과제를 새롭게 정의하는 힘이 중요한 시대인 것입니다. 첫 번째로 구입 후에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모든 자동차는 구입 후 감가가 일어납니다. 테슬라는 차량기능 무선 업데이트 OTA(Over The Air)를 통해 구입 후에도 계속해서 기능을 업데이트하여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차 중 유일무이한 방법입니다. 두 번째, 완전한 자율주행 FSD(Full Self Driving)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시장을 선점함으로 차량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입니다.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인 FSD는 한국에서는 약 900만 원을 추가로 결제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완벽하게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900만 원의 가치가 미래에는 어떤 값어치를 할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추후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자율주행의 기술 수준이 더 완벽해진다면 내가 산 테슬라 자동차의 가치는 최소 5배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저자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먼 미래의 이야기겠지만 자율주행이 완성된다면 자신의 차량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다른 사람에게 차를 빌려주고 돈을 받을 수도 있는 시대가 올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예상대로만 흘러간다면 모빌리티 서비스에 큰 반향을 일으켜 새로운 세상을 선도할 것이 분명합니다.
3. 테슬라가 시장과 소비자를 바라보는 시선
기존 회사들은 당국의 환경, 배기가스 규제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기차를 생산하였습니다. 1996년 미국의 GM에서 세계 최고 양산형 전기차인 EV1을 출시했지만 투자대비 수익성과 제조 비용 등을 이유로 이후에 대량보급에 대한 계획은 철회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규제를 피하기 위한 생산임을 반증하는 대표적 사례 중에 하나였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 자체의 매력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내연기관을 능가하는 가속력, 차별화된 인터페이스,
자율주행기술 그리고 전동화 및 자율주행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더 친환경적이며 보다 안전한 차를 보급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비전까지 더해 전기차에 대한 긍정적인 고객경험을 선사하려 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테슬라처럼 전기차만 만드는 회사와 내연기관차로 주된 수익을 내지만 환경규제등을 이유로 전기차도 만들어야 하는 기존 자동차 회사는 지향점 자체가 아예 다르다는 것입니다. 테슬라는 더 좋은 성능, 더 저렴한 가격의 전기차를 만드는데 온 힘을 쏟으면 됩니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내연기관차 회사들도 전기차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에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메이저 자동차 메이커와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 기업과의 대결구도를 지켜보는 것은 앞으로 굉장히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4. 테슬라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데이터 플랫폼 비즈니스>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업체보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데이터 플랫폼 비즈니스 업체와 닮았다고 합니다. 컴퓨터나 모바일을 통해 많은 데이터를 데이터 플랫폼 업체에 제공하고 이를 통해 더싼값에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플랫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죠 아마존이나 페이스북은 어떤 하드웨어 디바이스도 갖지 않은 채 사업을 확장해 왔습니다.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데이터 플랫폼을 확장해 나가는 기업으로는 애플이 유일했습니다. 비록 이제 막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단계이지만 테슬라는 전기차를 디바이스로 활용해 데이터 플랫폼 비즈니스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회사의 가치를 높여나갈 좋은 성장 동력임에 틀림없습니다. 실제 도로를 누비는 차량으로부터 쌓이는 주행 데이터를 분석하고, 주행 데이터를 29단계로 알고리즘화 하여 이를 통해 보험료를 책정해 타 보험사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 상품을 제공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행거리 10만 킬로미터당 평균 사고 발생률은 13%인데 테슬라는 2%로 훨씬 낮다고 합니다. 이런 보험 상품의 판매지역을 미국 전역과 중국과 유럽에도 진출할 예정입니다.
< 모빌리티 서비스 >
모빌리티 산업이 본격화될 경우 관련 시장의 규모는 7000조 원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는 모바일 서비스 관련시장보다 10배 더 큰 시장입니다.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에서는 차량에서 얻는 고품질의 데이터가 매우 중요한데 차량에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려면 고성능 센서와 컴퓨터가 탑재되어야 하고 데이터를 운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현재 이 모든 것을 갖춘 유일한 기업이 테슬라입니다. 기존 자동차 기업은 테슬라와 같은 자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아직 구축하지 못했습니다. 자체 AI칩이나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도 없는 것이 실정입니다. 각 차량과 통신이 가능한 자체 충전소도 테슬라뿐입니다. 따라서 기존 자동차 기업이 모빌리티로 수익을 내고 싶어도 테슬라와 같이 매끄러운 통합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어떠한 수익도 발생시키기 어렵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기존 자동차 회사가 특출 난 전기차를 만들어 대량생산에 성공하더라도 과연 테슬라가 추구하는 서비스 수익모델, 데이터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아직까지는 물음표로 남아있습니다.